27세 직장인 박 대리. 월말 결산으로 며칠 야근이 지속됩니다. 신경쓸 일도 많고 하루종일 모니터를 보고 있자니 피곤함이 몰려옵니다. 오늘 저녁도 야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녁을 먹고 동료에게 야근을 준비하기 위한 커피 한잔 하자고 권했습니다. 회사 건물 1층에 있는 커피 전문점에 들렀습니다. 박 대리는 직장동료에게 말합니다.
"며칠 야근했더니 피곤하네요. 다크 로스팅 원두 커피를 마셔야겠어요. 최 대리님도 카페인이 좀 더 필요하지 않아요? 다크 로스팅으로 마실래요?"
과연 이렇게 말한 박대리의 말은 옳은걸까요?
다크 로스팅 원두 커피는 단어 자체가 뭔가 좀 더 '쎈 느낌'이 있어서 사람들이 인지하기에 좀 더 카페인이 많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다른 것에 비해 진한 커피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일까요?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아닙니다.
다크 로스팅 원두 커피가 카페인이 더 들어가 있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다크로스팅 커피가 오히려 더 카페인 함량이 낮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승화점인 178℃ 이상에서 오래 가열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커피를 마시면 왜 잠이 안올까?
사람 몸에는 아데노신(adenosine)이라는 물질이 있습니다. 이 아데노신이 분비되면 잠이 오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아데노신은 신경조절물질로 신경 점화 속도를 감속시켜 신경전달물질의 방출을 늦추는 역할을 하는 분자입니다. 뇌가 몸이 좀 쉬어야 한다고 판단하면 이 아데노신을 방출하여 몸이 쉬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카페인(caffeine)은 중추 신경 흥분제로 알칼로이드의 일종입니다. 카페인은 이 아데노신의 작용을 방해합니다. 카페인은 아데노신이 신경전달물질 방출을 늦춤으로써 몸과 정신을 나른하게 하는 것을 못 하게 합니다. 그런 메커니즘으로 커피나 에너지 음료를 마시면 잠이 안 오게 되는 것입니다. 잠을 깨우는 게 아니라 잠이 들지 않게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다크 로스팅 원두커피를 마신다고 카페인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은 아닙니다. 카페인의 양은 로스팅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원두의 종류나 원두 자체의 양에 따라 달라집니다. 따라서 박대리는 다크로스팅 커피를 마시기 보다 차라리 샷추가를 해서 커피를 마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