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이 2019년 7월 16일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직장은 안녕하신지요? 곧 법 시행 1년이 다가오는데요. 직장인이지만 사실 이 법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도 많고 아직도 여러 직장에서 직장내 괴롭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많은 분들에게 직장인들이 당하지 않아도 되는 권리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직장인들의 권리 중 하나인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배경
아주 오랜 시간동안 우리는 군사문화에 길들여졌습니다. 군사정권의 영향이었죠. 군대문화가 일반 사회 조직까지 퍼진 것입니다. 지금도 아주 뿌리깊게 박혀있습니다. 흔히 쓰는 회사 용어만 봐도 알 수 있죠. 선배직원을 사수라고 하는 것이나 상명하복식 조직문화, 아침조회하는 것들 너무나 많습니다.
그 군대문화가 더 심해지면 간호사들의 '태움'문화나 대기업 오너 일가의 폭행, 왕따, 성희롱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우리가 언론보도를 통해 본 것은 어쩌면 극히 일부분에 해당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나 한국노동연구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직장인의 70% 내외가 괴롭힘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변할 정도로 우리 사회에 직장 내 괴롭힘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직장 내 괴롭힘 근절’을 정책과제로 선정하였고 관계부처 합동 2018년에 '직장 등에서의 괴롭힘 근절 대책'을 수립하였습니다. 이에 따른 후속 입법조치로 19년 1월 15일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개념을 법률에 규정하였습니다. 그리고 19년 7월 16부터 시행된 것입니다.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주요 내용
포괄적으로는 ‘직장 내 괴롭힘’을 법률에 정의하고 금지하되, 사업장별 상황에 맞게 예방 그리고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여 취업규칙에 정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신고한 것을 이유로 해고 등 불이익 처우한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였죠.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의 핵심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 즉, 직장내 괴롭힘을 하여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만약 누군가 직장내 괴롭힘이 발생되고 있고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습니다. 사업주는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고 명문화 하였습니다.
더불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을 업무상 질병에 포함하도록 하였습니다.
직장내 괴롭힘 예시
그렇다면 직장내 괴롭힘이란 어떤 것들을 말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정리된 내용을 한번 살펴보세요.
-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 능력이나 성과를 인정하지 않거나 조롱함
- 정당한 이유 없이 훈련, 승진, 보상, 일상적인 대우 등에서 차별함
- 다른 근로자들과는 달리 특정 근로자에 대하여만 근로계약서 등에 명시되어 있지 않는 모두가 꺼리는 힘든 업무를 반복적으로 부여함
- 근로계약서 등에 명시되어 있지 않는 허드렛일만 시키거나 일을 거의 주지 않음
-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제공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시킴
- 정당한 이유 없이 휴가나 병가, 각종 복지혜택 등을 쓰지 못하도록 압력 행사
- 다른 근로자들과는 달리 특정 근로자의 일하거나 휴식하는 모습만을 지나치게 감시
- 사적 심부름 등 개인적인 일상생활과 관련된 일을 하도록 지속적, 반복적으로 지시
- 정당한 이유 없이 부서이동 또는 퇴사를 강요함
- 개인사에 대한 뒷담화나 소문을 퍼뜨림
- 신체적인 위협이나 폭력을 가함
- 욕설이나 위협적인 말을 함
- 다른 사람들 앞이나 온라인상에서 나에게 모욕감을 주는 언행을 함
- 의사와 상관없이 음주/흡연/회식 참여를 강요함
- 집단 따돌림
- 업무에 필요한 주요 비품(컴퓨터, 전화 등)을 주지 않거나, 인터넷‧사내 네트워크 접속을 차단함
언급한 내용은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 대응 매뉴얼(고용노동부 발간)'에 명시된 것을 발췌한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위와 같은 내용으로 힘들어 하신다면 직장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시, 사업주에게 직장내 괴롭힘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의 한계
하지만 이 법도 한계점을 가지고 있긴 합니다. 일단 법 적용이 가능한 사업장은 5인 이상이 근무하는 사업장입니다. 4인 이하 근무하는 사업장에서는 이 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괴롭힘 행위자에 대한 직접 처벌규정이 없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신고한 것을 이유로 해고 등 불이익 처우한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했을 뿐, 괴롭힘을 주도한 사람에 대한 처벌은 사업주가 알아서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근로자들에게는 이 법이 적용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등 특수형태 근로종사자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마무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은 우리의 구태의연한 직장문화를 바꿀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각 사업장은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에 대해 직원들에게 교육하고 전파하며,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사항에 관한 취업규칙 필수 기재와 같은 의무를 가지게 됩니다. 완벽하지 않겠지만 이런 법규를 통해 조금씩 군대식 조직문화가 조금씩 변화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하여 언젠가 이런 법규도 필요 없어지는 때가 올 수 있지 않을까요?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 사회구성원 모두가 직장내 지위를 이용한 괴롭힘을 하지도 않고 할 생각도 하지 않는 그런 사회가 되기 위한 초석이 될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