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만해도 일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열심히만 하면 인정도 받고 박수도 받고 "○대리, 아주 잘했어" 이런 칭찬도 받는 게 직장 생활인 줄 착각했습니다. 하지만, 열정 넘치는 신입사원 시절이 지나갈 즈음, 나를 포함해 유독 사무실에서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건 그 사람의 성향 때문이 아닙니다.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신입사원도 대리도, 과장도, 팀장도 가끔은 사장님도 사무실에서 눈치를 봅니다. 왜 직장인들은 사무실에서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일까요? 어떤 상황이 직원들로 하여금 눈치를 보게 만드는 것일까요? 한 커뮤니티에서 직장생활 관련하여 다양한 눈치보는 상황에 대해 논란이 되었는데 이를 토대로 직장인들이 사무실에서 눈치를 보게 되는 순간에 대해 요약을 해 전달드려보겠습니다.
전화기 수화기를 쾅 하고 내려놓을 때
직장인들은 수많은 전화를 합니다. 현장직이 아닌 이상 뭔가 요청하고 수습하고 진행하고 확인하는 절차는 이메일도 많이 쓰이고 공문도 많이 보내지만 전화로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가끔 적막한 사무실에 누군가 수화기를 쾅 하고 내려놓는 걸 들었던 분들 많으실 겁니다. 보통 통화할 때 화를 억누르지 못해 하는 행동입니다.
듣고만 있다가 수화기를 쾅 내려놓는 것은 클라이언트나 다른 부서 상급자에게 전화 받는 경우 말대꾸도 못하고 듣고만 있다가 상대방이 통화를 끊자 화를 삭히기 위해 하는 생동입니다. 반대인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부서와 실갱이 하는 통화 또는 협력사와 통화하면서 화를 내다가 마지막엔 쾅! 하고 수화기를 내려놓는 것으로 끝납니다.
어떤 경우로든 누군가 사무실에서 수화기를 쾅하고 내려놓는 일은 자주 겪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드라마처럼 직장 동료가 달려와 '무슨일이야?' 이렇게 걱정스럽게 물어봐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냥 모두 조용히 눈치만 보고 있게 됩니다. 혹여나 나에게 불똥이 튈까봐 그럴 수도 있고 딱히 해 줄말도 많지 않습니다. 그냥 묵묵히 일하고 있는 척을 하게 됩니다.
정치 성향을 물어볼 때
누구에게나 정치 성향은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신의 정치성향을 드러내는 사람은 오직 윗사람들 뿐입니다. 만일 그 윗사람이 나와 정치 성향이 비슷하다면 차라리 다행입니다. 완전 반대라면, 그 윗사람이 정치관련 언급을 할 때마다 눈치를 보게 됩니다. 솔직하게 얘기해야 할지, 아니면 원하는 대답을 해줘야 할 지 갈등하게 됩니다. 상당히 많은 수의 직장인들이 나와 정치 성향이 다른 직장 상사의 편을 들어 대화를 거들어 준다고 합니다.
좌든 우든 어떤 것이든 자신의 정치 성향이 회사 내에서 회자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회사의 사장님이나 임원, 팀장들이 가끔 회식에서 아니면 사무실에서 자신의 정치 성향을 분출하며 사람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것으로 곤혹스러운 분들이 생각 외로 많았습니다. 적절한 눈치가 필요할 수도 있겠습니다.
진급 발표
정기적인 인사명령, 진급 발표가 있는 날 즈음은 모두들 눈치를 봅니다. 중견기업 이상인 곳에서는 매년 이 인사 시즌이 큰 이벤트입니다. 임원 인사에서 누구는 새로 임원이 되지만 누군가는 회사를 떠나야 합니다. 내 부서의 임원이 회사를 떠날 것 같다는 느낌은 대체로 적중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면 인사 명령 나기 전까지 직원들은 서로서로 눈치만 봅니다. 괜시리 임원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일반 직원의 진급도 마찬가지입니다. 진급 발표 전에는 서로서로 이번엔 진급할거야~ 잘 될꺼야~ 이렇게 으쌰으쌰 하다가도 막상 진급 발표가 나면 진급한 사람에게는 축하를 해주면서도 진급 안된 사람에게 눈치를 보게 됩니다. 축하와 위로가 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경험을 매년 진급날 하게 됩니다. 진급 발표 전 후 사람들은 사람들끼리 눈치를 보게 됩니다. 혹시나 상처를 받지 않았을까? 하면서요.
이 외에도 쉬는날 출근 했을 때, 실적 발표 할 때, 사장님 심기가 그냥 안좋을 때 등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떨 때 사무실에서 눈치를 보게 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