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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애로사항

가장 듣기 싫은 직장상사의 '나 때는 말야' 시리즈

회사는 미래지향적이어야 하고 과거의 영광이나 상처를 뒤로한 채 앞으로 향해 발전과 노력을 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몇 십년 전 이야기를 계속 듣게 됩니다. 특히, 직장상사들이 말하는 '나 때는 말야'라는 소리.


업무시간이고 회식자리고 가리지 않고 직장상사들은 과거의 추억속에 우리를 강제로 소환합니다. 그걸 듣는 우리는 와~ 힘드셨겠어요~. 와~ 대단하세요~ 라는 소리를 기계적으로 하게 됩니다. '나 때는 말야'시리즈 중 가장 듣기 싫은 것을 말씀드려 볼께요.



▣ 나 때는 말야 컴퓨터도 없었어.

컴퓨터없이 모든 문서를 손으로 그렸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봤습니다. 먹지놓고 장부 만들었다는 얘기도 들었고 회사에 한두대 있는 컴퓨터를 쓰기 위해서는 총무팀 결재를 받아야 한다는 둥 하는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고생하셨는데요. 왜 맨날 이야기의 끝은 '니들은 편하게 일하는거야~'라고 끝나는지. 그 얘기만 안해도 참 좋을텐데 말입니다.


<회사 최신식 물품. 눈치보면서 써야했던 거임>


▣ 나 때는 말야 마누라 출산하는 것도 못보고 일했어

이건 진짜 자랑이 아닌 것 같은데 자랑스럽게도 이런말을 하고 몇몇분들은 부하직원의 아내가 출산을 하는데도 못가게 하는 말로도 사용합니다. 아내의 출산에 가보지 않을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분들의 가정생활이 지금 어떤지 안봐도 눈에 훤합니다. 사모님은 평생 한이 되었을거에요.



▣ 나 때는 말야 회사 안나가면 큰일 나는 줄 알았어

물론 지금도 회사 안나가면 큰일 나는 줄 저희도 압니다. 그런데 모든 것을 제쳐두고 회사만을 위해서 사는 것은 좀 아닌 것 같아요. 옛날에야 회사가 직원들을 책임져 주는 맛이 있었죠. 웬만하면 먹고 살만 했고 큰 문제만 일으키지 않으면 잘릴 일도 지금보단 덜 했겠죠? 근데 요즘은 회사만 믿고 살다가는 큰일 나겠어요. 소득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고 조금만 어려워지면 정리해고 같은것도 막 하고.. 그리고 옛날에는 비정규직 이런거 없었잖아요. 요즘은 회사에 충성하기 힘들어지는 시대입니다.


▣ 나 때는 말야 직원들끼리 끈끈한 전우애 같은게 있었어

요즘도 있습니다. 다만 부장님하고만 없는거죠. 그리고 굳이 육체적으로 부딪히는 끈끈함은 없지만 온라인상에서도 우리들은 나름 끈끈하답니다. 꼭 술먹고 으쌰으쌰해야 전우애가 생기고 부둥켜 안고 '내일은 해가 뜬다'라는 노래를 부르지 않아도 뭉치는 사람들끼리는 잘 뭉쳐서 다니고 있습니다. 그냥 직장상사들이 어려워진 거라고 생각해 주세요.


<옛날 사람들. 사실은 '송골매'>



▣ 나 때는 말야 쉬는 날도 없이 일했어

오 제발 그런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쉬는 날도 없이 일했다는 것이 요즘은 자랑거리가 아니랍니다. 과거에 그런 모습들이 열정의 산물이었다는 것에는 동감하지만 요즘도 그렇게 일한다면 경쟁력없는 생산성 낮은 회사로 비춰질 뿐입니다. 선진국은 열심히 일한다고 오는게 아니더라구요. 쉬는 것도 경쟁력인 세상입니다.


<야유회 가는 흔한 옛날 사장님들. 나중엔 대통령님들>


물론 직장상사분들이 해오셨던 그 시간들과 노력에는 존경을 표하는 바입니다~

(그래도 좀 덜 하셨으면 좋겠어요~) 사랑합니다 부장님~ 이사님~ ♡